[앵커]
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어제 있었던 금천구 연인 살해 사건에 대해 사회1부 백승우 기자와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질문1) 지구대를 나온 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인데 먼저 사건 전체 타임라인 한 번 정리해주시죠.
두 사람은 동거가 아닌 연인 사이였는데요.
사건은 어제 오전 5시 37분쯤,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경찰 신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여성이 남성을 찾아온 PC방 상가 바로 앞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지구대로 갔고 남성은 6시 11분쯤 먼저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50분 뒤 지구대를 나온 여성은 차가 세워진 PC방 상가로 갔고 10분 뒤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남성에게 참변을 당한 겁니다.
질문2) 그 뒤 남성은 여성을 차에 태워 8시간 도주했는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남성은 "처음에는 병원에 가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시흥 사거리 병원에 가려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두려워 일산 백병원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 사이 여성이 숨진 걸 알아차린 겁니다.
그리곤 자신이 사는 파주로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정신이 없었고 잠을 못 자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라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경찰로 최초 신고가 접수된 건 사건 발생 3시간 20분이 지난 뒤인 오전 10시 40분쯤이었습니다.
주차장 혈흔을 보고 상가 관리인이 신고한 겁니다.
그리고 경찰은 오후 3시 25분쯤 남성의 집 근처에서 검거한 겁니다.
질문3) 그런데 범행 당시 CCTV를 보면 목격자가 2명이나 있던데요. 최초 신고가 왜 이렇게 늦어진 걸까요?
범행 당시 CCTV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남성이 흉기를 휘두른 뒤 여성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그리고 쓰러진 여성을 차로 끌고 가는데 이 때 시민 2명이 그 옆을 지나 갑니다.
바닥에 피도 있고 충분히 의심스런 상황이었지만 잠시 이야기 나누더니 그대로 현장을 떠납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이 목격자들에게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가려던 중"이라고 변명했고 "여자친구가 임산부다. 내 차로 가는게 더 빠르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목격자들이 제때 신고를 할 수 없었고 최초 신고 접수 역시 늦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질문4) 경찰이 피해자를 풀어주고서 10분 만에 범행이 일어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인데요. 범죄 위험 점검표가 무용지물 아니냔 얘기도 나온다고요?
경찰 일선에서는 범죄 위험성을 판단하는 점검표가 있습니다.
위험성 없음과 낮음, 보통과 높음, 매우 높음 5단계로 구분되는 것인데요.
경찰은 이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진행했지만 '낮음'으로 나온 겁니다.
경찰청은 스토킹,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등에 보다 세밀한 대응을 위해 기존 16개 문항을 28개로 늘려 지난 월요일 일선 경찰에 배포한 점검표입니다.
하지만 불과 4일 만에 경찰 지구대에서 조사 받고 나온 남성이 보복 살인을 저지른 겁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의 경우 체포, 구속, 유치장 유치 조치를 취하는데 허술한 점검표에 후속 조치마저 구멍 뚫린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폭행으로 신고된 만큼 스토킹 처벌법을 적용해 유치장 유치를 포함해 강제 분리부터 철저히 했어야 했다는 지적입니다.